솔직히 이 본문을 처음 읽었을 때, 저는 그냥 넘겼습니다. 영웅담처럼 보였거든요. 그런데 다시 앉아 천천히 읽어보니, 이 이야기가 제 안에 있는 부끄러운 민낯을 정확히 건드리고 있었습니다. 다윗의 용사들이 목숨을 걸고 우물물을 길어왔을 때, 다윗이 그 물을 땅에 부어버린 그 장면에서 저는 한참을 멈췄습니다.헌신 — 목숨보다 무거운 충성역대상 11장을 읽으면서 제가 처음 눈여겨본 건 숫자였습니다. 야소브암이 창 하나로 한 전투에서 300명을 쓰러뜨렸다는 기록, 엘르아살이 혼자 보리밭 한가운데 버티고 서서 쳐들어오는 블레셋 군을 막아냈다는 이야기. 여기서 성경이 쓰는 단어는 단순한 용감함이 아닙니다. 이 본문이 말하는 핵심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졌다는 선언입니다. 10절을 보면, 용사들이 다윗을 ..
시편 119편 158절은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 자들을 보며 슬퍼한다고 고백합니다. 영문 번역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감정을 '혐오스러움(loathing)'으로 표현합니다. 저는 이 구절을 읽다가 멈췄습니다. 그 슬픔의 대상이 다름 아닌 저 자신이었기 때문입니다. 위선(僞善)이라는 단어가 나를 가리킬 때신앙 공동체 안에서 말씀을 무시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꽤 자주 봤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면, 제가 직접 그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위선(僞善)이란, 겉으로는 선하고 경건한 척하지만 실제 내면과 행동은 전혀 다른 상태를 말합니다. 종교적 언어로는 외식(外飾)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외식이란 마치 배우가 가면을 쓰고 연기하듯,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신앙을 '연출'하는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