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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상 9장에서 문지기로 택함을 받은 인원은 정확히 212명이었습니다. 저는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고작 문지기 숫자를 왜 기록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읽을수록 그 숫자 안에 담긴 의미가 제 신앙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문지기라는 직분, 과연 고상한 일인가
군 시절 저는 전투경찰 중대에서 초소 근무를 섰습니다. 건물 입구 작은 초소 앞, 쇠사슬로 차량을 통제하는 그 자리에 30분 이상 꼼짝없이 서 있어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조금씩이라도 움직이면 버틸 만했을 텐데, 한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습니다. 거기에 중대장 차량이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는 긴장감까지 더해지면 30분이 3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역대상 9장의 문지기들도 그 고단함을 알았을 겁니다. 살룸, 악굽, 달몬, 아히만과 그 형제들은 동·서·남·북 사방에 서서 여호와의 성전 문을 지켰습니다. 제사장직(祭司長職), 즉 제사를 주관하고 하나님과 백성 사이를 중재하는 직무와 비교하면, 문지기는 누가 봐도 한참 낮아 보이는 자리였습니다.
문지기 하면 고상하다, 번듯하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세상이 반복해서 말하는 기준, 즉 대우받고 돈을 많이 받아야 가치 있는 일이라는 논리가 제 안에도 깊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편견을 흔든 것이 바로 22절 한 구절이었습니다.
- 살룸은 문지기 무리의 우두머리로 고라 자손의 계보를 이어받은 인물이었습니다
- 이들은 성막 문들을 지키는 수종(隨從), 즉 윗사람 곁에서 그 뜻을 받들어 따르는 봉사직을 맡았습니다
- 마을에 머무는 형제들은 이레마다 교대하러 왔고, 문지기 우두머리 넷은 상주하며 성전 모든 방과 곳간을 책임졌습니다
택함을 받았다는 것의 무게
22절을 다시 읽겠습니다. "택함을 입어 문지기 된 자가 모두 이백열두 명이니." 여기서 핵심은 숫자가 아니라 '택함을 입어'라는 표현입니다. 택함(擇含), 즉 하나님께서 친히 골라 세우셨다는 뜻입니다. 이 212명은 자신이 원해서 지원한 것도, 실력을 겨뤄 합격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계보를 따라 선택되었고, 다윗 왕과 선견자 사무엘이 직접 세워서 맡긴 직분이었습니다.
선견자(先見者)란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미래를 미리 보고 전하는 사람, 오늘날로 치면 선지자(先知者)와 같은 역할을 가리킵니다. 왕과 선지자가 함께 세운 직분이라면, 그 권위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는 분명합니다. 하나님의 뜻이 두 통로를 통해 확인된 셈입니다.
저는 안수집사(按手執事)라는 직분을 받았습니다. 안수집사란 교회 공동체에서 목사와 장로를 보좌하며 섬김의 역할을 담당하도록 안수 예식을 통해 세워진 직분을 말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오랫동안 저는 그 직분을 제 신앙 경력에 따른 자연스러운 보상쯤으로 여겼습니다. 제가 쌓아온 시간의 열매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본문 앞에서 그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게 됩니다.
성전봉사의 구조, 그리고 낮은 자리의 의미
성전봉사(聖殿奉仕)는 단일한 역할이 아니었습니다. 역대상 9장의 맥락을 보면 제사장, 레위인, 그리고 문지기가 각자 다른 층위에서 봉사하고 있었습니다. 제사장직은 존경과 권위가 따라오는 자리였습니다. 성전 안에서 그릇을 관리하거나 제물을 다루는 레위인들도 성전 안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으니 그나마 눈에 띄는 봉사였습니다. 반면 문지기는 문 앞에, 경계 밖에 서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27절은 이들이 단순히 서 있던 것이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성전 주위에서 밤을 지내며 아침마다 문을 여는 책임이 그들에게 있었더라." 밤새 자리를 지키고 새벽에 성전 문을 여는 첫 사람이 이들이었습니다. 성전에서 드려지는 모든 예배, 모든 제사는 문지기가 문을 열어야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낮아 보이는 자리가 가장 먼저 움직이는 자리였던 셈입니다.
제가 직접 초소에서 서봤기 때문에 압니다. 그 자리는 아무도 감사해하지 않습니다. 통과하는 사람들은 문지기를 거의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없으면 아무도 안전하게 출입할 수 없습니다. 성전 문지기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보이지 않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자리. 저는 그것이 지금 제가 맡은 직분의 본질과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레위 지파(레위支派)의 계보 안에서 세워진 이 직분은, 혈통적 계승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하나님께서 당신의 일을 맡기실 사람을 오래전부터 준비해두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공신력 있는 성경 원문 자료를 확인하고 싶으신 분은 출처: 역대상 9장 한국어 성경 원문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나이 60에 직분의 무게를 다시 잡다
이 본문을 읽으면서 솔직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저는 지금 나이 60입니다. 안수집사 직분을 받은 지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그 직분을 하나님의 택함으로 받아들이고 무게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 이제라니, 스스로에게 죄송한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좀 다르게 봅니다. 늦게 깨달은 것이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제라도 제대로 알게 된 것을 감사하게 여기자는 쪽으로 마음을 잡으려 합니다. 포기는 선택지가 아닙니다. 문지기들이 이레마다 교대하며 자리를 이어나갔듯,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책임을 감당하면 됩니다.
경륜(經綸)이란 오랜 경험을 통해 쌓인 사리를 판단하고 처리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나이와 경륜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 제가 살아오면서 몸으로 배운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륜이 부족하다고 책임을 면제받는 것도 아닙니다. 다윗 왕과 선견자 사무엘이 세운 문지기들이 그 자리를 대물림으로 이어간 것처럼, 저도 제 자리에서 아침마다 문을 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직분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분들께는 출처: 대한성서공회에서 제공하는 성경 연구 자료도 참고가 됩니다. 말씀의 원문과 맥락을 살피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역대상의 문지기 212명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된 건가요?
A. 22절에 따르면 계보대로 계수된 자들이었고, 다윗 왕과 선견자 사무엘이 직접 세운 직분이었습니다. 자원이나 경쟁이 아니라 혈통과 하나님의 선택이 기준이었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실력으로 직분을 얻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낯선 방식일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 기준이 낯설었습니다.
Q. 안수집사 직분을 받으면 실제로 뭘 해야 하나요?
A. 교단마다 세부 역할에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목사와 장로를 보좌하며 교회 공동체의 섬김을 담당하는 자리입니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제 경험상 그 역할의 핵심은 공식적인 업무보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꾸준히 자리를 지키는 태도에 있다고 봅니다.
Q. 성경에서 문지기 직분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가 뭔가요?
A. 문지기는 성전의 출입을 통제하고 밤새 경계를 서며 아침에 처음으로 문을 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예배가 시작되려면 이들이 먼저 움직여야 했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가장 먼저 자리를 잡는 봉사라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낮게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가장 책임감이 큰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Q. 직분을 받았는데 의욕이 생기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저도 오랫동안 그 상태였습니다. 내가 원해서 선택한 것이 아닌 일에 기쁨이 저절로 생기지는 않습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의욕보다 책임감이 먼저라고 봅니다. 문지기들이 매일 아침 문을 연 것은 기분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것이 자신의 직분이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결론
212명의 문지기는 스스로 선택한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택함을 입어 세워진 자리였고, 왕과 선지자가 확인한 직분이었습니다. 저는 이 본문을 읽으며 제가 받은 안수집사 직분을 처음으로 제대로 마주한 것 같았습니다. 나이 60에 이 무게를 처음 느낀다는 것이 민망하지만, 늦었다고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아침마다 문을 열었던 문지기들처럼, 저도 제게 주어진 자리에서 오늘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됩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그 자리가 하나님이 세우신 자리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조금씩 마음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참고: https://www.churchofjesuschrist.org/study/scriptures/ot/1-chr/9?lang=k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