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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겔 46장 16-24절을 읽으며 생각한 권한과 책임
사람은 자기에게 권한이 생기면 그것을 자연스럽게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돈을 벌었으니 내가 결정하고, 내가 책임지고 있으니 내 뜻대로 하고, 내가 더 많이 알고 있으니 다른 사람도 내 말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에스겔 46장을 읽다가 이런 생각을 멈추게 하는 말씀이 눈에 들어왔다.
군주에게도 넘지 못할 선이 있었다.

군주에게도 제한된 권한이 있었다
에스겔 46장 16절부터 18절에서는 군주가 자기 아들에게 기업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러나 중요한 조건이 있다.
군주가 백성의 기업을 빼앗아 자기 아들에게 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나는 이 부분이 상당히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당시 군주는 일반 백성보다 훨씬 큰 권한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권한에도 제한이 있었다.
권한이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몫까지 내 것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나봇의 포도원이 떠올랐다
이 말씀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나봇의 포도원 사건이 생각났다.
아합 왕은 나봇의 포도원을 갖고 싶어 했다.
왕에게는 힘이 있었다.
하지만 나봇에게 그 땅은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었다.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기업이었다.
결국 아합의 욕심은 나봇의 죽음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에스겔의 규례를 읽으면서 이 사건이 떠오른 것은 우연이 아닌 것 같다.
힘이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것을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
그것은 당시 왕에게만 필요한 원칙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필요한 원칙일 것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말씀을 읽다 보니 갑자기 생각의 방향이 바뀌었다.
'나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아닌데 이 말씀이 나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권한이라는 것은 꼭 왕이나 정치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정에도 있다.
부모에게도 있고, 직장 상사에게도 있고, 돈을 가진 사람에게도 있다.
그리고 작은 조직이나 인간관계 안에서도 누군가는 더 많은 결정권을 갖게 된다.
나 역시 가족과 함께 살아가면서 내 생각을 더 중요하게 여겼던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내가 책임지고 있으니까.'
'내가 더 잘 아니까.'
'내가 알아서 하는 게 편하니까.'
이런 말들은 좋은 의도에서 시작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견이나 선택을 빼앗기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사랑에도 경계가 필요하다
가족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대신 결정해 주는 것이 정말 사랑일까?
가족을 위해서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 질문을 생각하다 보니 사랑에도 경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운 사이라고 해서 그 사람의 선택까지 내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책임지고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몫까지 대신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가까운 관계일수록 서로의 영역을 존중해야 할지도 모른다.
권한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
에스겔의 말씀에서 내가 배운 것은 '권한을 갖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권한은 필요하다.
가정에서도 누군가는 결정해야 하고, 사회에서도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문제는 권한을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도구로 사용하는가, 아니면 맡겨진 사람을 보호하는 책임으로 받아들이는가에 있는 것 같다.
군주에게도 백성의 기업을 빼앗지 말라는 제한이 있었다.
그렇다면 나에게도 내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을 것이다.
오늘 나에게 던지는 질문
나는 내게 주어진 권한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
가족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있는가?
내가 결정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의 선택을 대신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가운데 사실은 내가 잠시 맡아 관리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생각하면서 오늘은 조금 천천히 말하고, 조금 더 많이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것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가진 것에는 나의 권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책임도 함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싶다.
말씀을 읽고 남은 생각
성숙한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모두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용할 수 있어도 다른 사람의 몫을 침범하지 않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오늘 내가 가진 작은 권한 하나라도 누군가를 누르는 데 사용하지 않고, 누군가를 지켜주는 데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함께 읽어볼 말씀
- 열왕기상 21장 — 나봇의 포도원 사건
- 레위기 25장 23절 — 땅은 하나님의 것이라는 희년 규례의 배경
- 미가 2장 2절 — 다른 사람의 밭과 집을 빼앗는 행위에 대한 책망